事必歸正

Etc 2009. 2. 26. 11:41 |


요즘의 일화 하나...


IT 가 타분야에 비해서 학력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고는 하나 그래도 가끔은 프로젝트에 초중급 단가를 책정함에 있어서 몇몇 걸리는 것이 있을 때가 있다. 몇몇 회사에서 인사나 연봉 책정이 걸릴 때도 있고 말이다.

뭐, 지금의 나야 4년제 친구들보다 연봉이나 일이 남부럽지 않게 살고는 있지만 그런 저런 이유로 2년제 학사학위를 가지고 있던 내가 사이버 대에 편입한지 3년 만에 드디어 4년제 학사 학위를 따냈다.

입학금을 위한 돈이 없어서 알바도 뛰고 평생 처음 대출도 받았보았다. 물론 돈이 없다기 보다는 생활비를 건드리기는 웬지 싫었다. 돈이 없어서 1년을 쉬었기 때문에 3학년으로 편입했음에도 2년이 아닌 3년이 걸렸다. 뭐, 죽어라고 알바하기는 또 싫었고 말이다...몸이 힘들기 싫었다.


어쨌든 그래서 드디어 학위를 따낸 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한데.....


올해로 내가 일을 시작한지 딱 10년차가 됐다. 경력만으로도 중급 책정이 가능해져 버린 것이다.


난 무얼 위해 달려왔던 것일까나...






추억의 일화 하나...


예전 사랑했던 여자친구에게 차였을 때, 난 적극적으로 그 애를 붙잡을 수 없었다.
내 스스로 돌아봐도 나는 참으로 별볼 일 없는 놈이었다.

아버지 사업의 부도로 초등학교 이후로 계속 친척집에 얹혀 살고 있는 우리집 형편...
IT 버블 붕괴에 따라 매일 이직장 저직장 떠돌아다니던 무능력자... 월급도 형편 없었고 말이다...

그렇게 헤어지기 몇달 전 마침 내가 커플링을 잃어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예견되었던 걸까...




그랬던 상처 이후 몇년 후...



그렇게 오랜시간 힘들었던 우리집이 재기를 했다.

내 연봉은 내 나이대의 다른 친구들과 비교해봐도 꽤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내 분야에서 내 이름을 알아주는 친구들이 꽤 생길만큼 실력도 늘은 것 같다...

비싼 집은 아니지만 내 명의로 된(부모님과 함께 사니 그냥 내것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집도 생겼다.

드디어 이십여년 만에 생긴 내 집으로 이사를 가려고 짐을 챙기는데 오디오 밑에서 잃어버렸던 커플링이 굴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난 한동안 그 반지를 끼고 다녔다.



주변의 동생들이나 친구들은 미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옛사랑에 대한 미련이 아니었다....뭐, 조금은 그랬을 수도 있지만...


내 안에서 뭔가가 바뀐거 같았다. 여자들에게서 호감을 느끼기도 힘들었다.

친구들이 왜 그러고 다니냐고...여자도 만나고, 몸매 관리도 하고 운동도 하고 꾸미고도 다니라고 하는데... 다 부질없어 보인다.
서른넷의 나이상 여자를 만나보긴 하는데 말 그대로 억지로 만나보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이 모든 것이 운명이었었나....하고...깨달음을 얻은 것 같기도 했고.... 그 반지는 그에 대한 상징이었다.



나와 그 아이는 이렇게 될 운명을 알고 달려왔던 것은 아닐까...


나는 또 무엇을 위해 달려왔던 것일까나...





Posted by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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