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셋의 생일날....

이라지만 애들과는 지난 금요일에 술을 마셨고, 찾아오는 금요일에 또 다른 애들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막상 당일은 저녁에 아무것도 할게 없는 공황상태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마침 타업체로 한달간의 파견을 가는 날


파견을 가서 컴퓨터를 세팅하고 앉았는데 옆옆 자리의 한 친구가 이상하게 눈에 띄었다.


'어디서 본 친구 같은데....'

하지만 기억은 나질 않았고...


퇴근이 가까워지던 5시 경... 그 친구의 대화 소리가 귀에 들어왔다.


"플래시....."


'아, 나처럼 플래시 하는 친구인가보네....플래시...플래시... 플래시???!!!!!!'


드디어 이 친구가 누군지 생각났다. 1년 전 쯤에 우리 회사에 면접을 보러왔던 친구였다.

문제는 내가 면접관이었고 이 친구를 낙방시켰다는 것...



또 다시 머릿속은 공황상태에 빠져버리고...



'이걸 말을 걸어야 하나?'

'아는 척을 해야 하나?'

'나를 기억하고 있을까???'



공황상태에 빠진 나는 회사 차장님에게 전화를 걸어 소주 한잔 하자고 했고, 차장님이 회사 애 둘을 데리고 오셨다.


술을 몇잔 마시고 집에 가려는데 한녀석이 커피 한잔 사겠다면서 편의점을 들어가게 됐는데...


"어, OO 야...."


헤어진 동생의 여자친구와 마주치게 되어버렸다. 한참동안의 어색한 인사...


상황1. 그동네를 떠났던 친구는 마침 다시 그동네로 이사를 왔고...

상황2. 커피를 사러 편의점에 들어가자고 한 녀석은 원래 당직도 아니였는데 직원 한명이 다른 업체에 가서 대신 당직 중이어서 술 자리에 나오게 됐고...










...



그렇다... 이제 집에 돌아가면 부인의 주검만 보면 되는 것인가....하지만 난 솔로인걸...


그리고 이건 운수 좋은 날이 아니라 운수 나쁜 날 같은데...


로또나 사야겠다



Posted by 미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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